본문 바로가기
지수 및 종목 전망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기준금리 장기 전망

by 앙드레리버 2022. 10. 14.
반응형

어제 발표된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는 8.2%(전년 대비)로 예상치인 8.1%보다 조금 높게 나왔습니다. 이에 미국의 주가 지수는 초반에 큰 폭의 갭 하락으로 출발했으나 가격을 회복하며 결국 2%대 이상의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상승 이유는  이제는 정말 인플레이션이 정점이라는, 그리고 앞으로는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희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계속해서 들어왔던 이야기죠.

 

사실 주가 움직임은 누구도 알 수 없으니 이 부분은 패스하고, 미국 CPI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이유와 향후 전망,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기준금리 변화에 대한 장기 전망을 해보려 합니다. 뉴스를 통해 많이 알려진 사실들을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이니 그냥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여기고 봐주세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움직임

미국소비자물가지수(전년대비)
미국소비자물가지수(전년대비)

70, 80년대에는 미국 CPI가 10 이상인 적도 있었지만 이 부분은 논외로 하고 2008년 금융위기 시절(양적완화라는 전대미문의 조치가 발생한 시점)부터 생각해보았습니다.

 

인플레이션(물가)을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 중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에너지 가격(유가), 실업률, 집값(렌트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 항목을 중심으로 과거의 움직임과 비교해 보고 향후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1. 유가

원유 월간 차트
원유 월간 차트

원유 월간 차트를 보면 2008년 7월에 147.27달러로 고점을 찍고 이후 급락합니다. 다들 아시는 2008년 금융위기 사태의 여파죠. 최근의 유가 고점은 3월의 130.50달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 형성된 가격입니다. 일단 유가만 놓고 본다면 당시보다 높지 않은 상황인데 CPI는 2008년 8월에 5.6%이 최고였던 반면, 2022년 7월에는 9.1%로 훨씬 높게 나왔습니다. 이로써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2. 실업률

미국의 실업률을 보면 10월 현재 3.5%로,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경기가 안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미국만 이런 수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이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꾸준하게 이민자들을 받아왔고, 이중 특히 중남미 국가의 이민자들이 저임금의 일자리에 종사하며 기존 인력들과 경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민자의 유입이 막히고, 일자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 가능 인구가 감소하며 실업률도 낮아지고, 임금도 상승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꾸준하게 소득이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는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므로 물가 하락을 막는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미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데에는 이 실업률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합니다.  '고금리 - 기업 경영 환경 악화 - 인원 감축 - 실업률 상승 - 소비 감소'라는 연결 고리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죠. 

 

3. 주택 가격(렌트비)

미국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미국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미국의 주택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꾸준히 상승하다(실제로는 2006년 중순까지)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2012년 초에 저점을 찍고 꾸준히 상승하다고 2020년 이후 급등합니다. 

 

많은 분들이 금리가 낮으면 집값이 상승하고, 금리가 높아지면 집값이 하락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집값은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올라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통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경기가 좋아지며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다는 것은 내 수중에 현금이 많거나 앞으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는 것이고, 따라서 주택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며 집값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기준 금리 변화
미국의 기준 금리 변화

위의 미국 기준 금리 변화와 주택 가격 움직임을 비교하면 금융위기 전까지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금리가 급락함에도 집값은 하락하다가 4년여의 시간이 지난 2012년이 되어서야 서서히 상승세로 전환하게 되죠.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금리가 다시 한번 급락하게 되는데 이때는 오히려 집값이 급등합니다. 코로나로 경제는 엉망인데 집값과 주가는 급등했던 이유는 뭘까요? 바로 유동성 팽창, 즉 돈이 남발됐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이처럼 집값이 상승하면 당연히 렌트비도 따라서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값과 렌트비는 다른 지표에 비해 더디게 움직이는 특성상 급격한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 CPI, 기준 금리 전망

그럼 위의 내용들을 정리하여 CPI에 대한 장기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원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상승세였고, 오히려 전쟁 발발 이후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에 OPEC+에서 감산 결정을 하는 등 하락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으로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수요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유가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아 큰 폭의 하락보다는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대략 70 ~ 100 달러 사이).  따라서 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업률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된다면 당연히 올라가겠지만 2008년과 같은 급박한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실업률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이민 억제 정책으로 공급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업률은 서서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값(렌트비) 역시 급락이 아닌 완만한 하락세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택 대출 시 첫 고정 금리가 지속된다고 합니다(보통 30년). 따라서 금리 인상이 신규 주택 대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기존 대출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렌트비 역시 금리 인상의 여파가 보통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완만한 하락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물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들의 변화가 완만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CPI(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 속도도 상당히 더딜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연준의 피보팅(금리 하락세로 전환) 시기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의 미 기준금리 전망은 2023년 1/4분기까지 금리를 올려 4.5 ~ 4.75% 정도로 고점을 찍고, 이후 이를 지속하다가 빠르면 3/4분기부터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금리 인상폭이 이보다 낮고 피보팅 시기가 더 빠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주가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고금리가 경제를 망치니 금리 인하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논리로 말이죠.

 

상황은 항상 변화하고 따라서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CPI의 하락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고, 경기보다는 물가에 더 집중한다는 미 연준의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에 금리 피보팅 시기는 기대만큼 빨리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