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의 형성과 붕괴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 영국의 남해 주식회사 버블, 일본의 부동산 버블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버블은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버블의 형성은 유동성(통화량)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경기 호전, 금리 인하, 양적 완화 등) 자산시장에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 공급이 한정된 자산의 가격은 급등하게 됩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은 자금의 유입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자금이 유입되니 자산 가격은 더 상승하고... 이러한 선순환? 이 반복되며 가격은 계속 상승합니다.
일부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각종 논리를 들어 가격 상승을 합리화시키죠.
그러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또는 금융기관 자체의 부실 문제가 야기되며 거품은 빠지게 됩니다.
사실 버블은 유동성이 감소하지 않아도 '유동성 증가율의 감소', 즉 돈이 유입되는 속도와 양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붕괴될 수 있습니다.
신용창조 속도가 줄면 신용경색이 시작되고, 그 때문에 자산 버블의 붕괴가 시작되는 것이죠.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양적완화 축소 등의 조치는 과열 국면을 진정시키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것입니다. 반면 금융기관의 부실은 예상 밖의 사건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주게 되죠.
그런데 금융기관의 부실이 왜 이렇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은행의 예를 들어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금융 메커니즘
자본주의 시스템은 '신용', 즉 빚을 창조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이다.
은행에 10억 원이 입금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얼마나 대출해 줄 수 있을까요?
입금된 돈은 나중에 다시 찾을 때를 대비해서 일정 비율을 보관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급준비율이죠.
지급준비율은 각 나라마다, 그리고 예금의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계산하기 편하게 10%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우리나라의 경우 이보다 훨씬 낮습니다).
10억 원 - 9억 대출(10% 제외한 금액) - 9억 입금 - 8억 1천 대출... 만약 이런 식으로 대출이 계속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10억 원은 최대 100억 원까지 신용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즉 10억 원으로 100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거죠.
이것이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을 때 일반 은행을 통해 시중에 이보다 훨씬 많은 통화량이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대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입니다.
은행은 대출을 할 때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에 맞춰 대출을 해야 합니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투자 자산 중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는 자산)으로 나눠 100을 곱해 산출합니다.
BIS에서는 은행의 BIS비율이 8%를 넘을 것을 권고합니다.
이 비율을 유지하는 방법은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투자 자산 중 손실 위험이 있는 자산을 줄이면 됩니다.
자 그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기자본 8이면 대출 100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대출의 4%가 손해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은 자기자본의 1/2이 날아가 4만 남게 됩니다. 여기서 BIS비율 8%를 맞추려면 은행은 대출자산을 100에서 50으로 낮춰야 합니다.(4/50=8%) - 유가증권을 발행하거나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는 등의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안을 제외했을 경우
대출자산을 줄이는 방법은 기존 대출을 회수하고 추가 대출을 하지 않는 것이죠. 이는 각 경제 주체의 투자, 소비 여력을 감소시키고 경기 침체를 유발합니다.
투자 자산의 단 4% 손실 만으로도 이런 엄청난 결과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한 은행의 부실은 다른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반응을 일으키죠.
극단적으로 아주 단순화시켜서 설명했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기본만 이해하고 있어도 금리 변동의 영향이나 금융기관의 부실이 왜 큰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을 보는 눈도 어느 정도 넓힐 수 있죠.
현재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며 인플레를 잡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에 따라 환율이 변하고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주겠죠.
이러한 변화가 어떤 상황을 발생시킬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시기가 아니라, 돈을 지켜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 시나리오 매매 (0) | 2022.05.23 |
---|---|
거래량과 투자심리 (0) | 2022.05.22 |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힘, 돈과 심리 (0) | 2022.05.12 |
분할 매수, 분할 매도 (0) | 2022.05.12 |
미 국채 스프레드(장단기 금리차)& 경기 예측 (0) | 2022.05.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