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붕괴의 원인

앞서 시장의 상승 요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시장이 무너지는 원인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시장 붕괴는 일시적인 조정이나 개별 기업의 몰락이 아닌 전체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경우를 말한다.

 

시장의 장기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이 사라지거나 역으로 작용하면 시장은 붕괴한다. 다만 상승세는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하다 최후에 가파르게 급등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시장 붕괴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전에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기는 하지만 정확한 붕괴 시점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시장 붕괴의 원인

첫째, 금리인상이다. 신용 팽창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이에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축소하거나 회수하려 하는데 이것의 신호탄이 금리인상이다. 하지만 한번 가열된 시장은 좀처럼 식으려 하지 않는다. 이에 중앙은행은 여러 번, 혹은 급격한 금리인상을 통해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게 된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그동안 성공적이라고 여겨지던 회사가 갑작스럽게 파산하는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면 시장은 갑자기 얼어붙게 된다. 투자자들은 자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갚거나 현금화하여 위험에 대비하려 하는데 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자산 가격은 하락하고 유동성은 급격히 축소된다.

 

둘째, 정부 정책 변화이다. 시장 침체기에 내놓았던 정부 정책들이 시장이 과열되면서 축소되거나 반대로 과열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각종 세제혜택이나 지원금이 축소되거나 없어지며 기업과 개인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든다. 그동안 빚으로 투자를 하며 자산을 키운 투자자들은 이자를 상환하기도 힘겨워지며 서둘러 자산매각에 나서게 된다. 

 

셋째, 너무 높은 가격 그 자체이다. 초기 시장 침체기에 낮은 가격에 들어온 투자자들과 달리 뒤늦게 과열된 시장에 들어온 이들은 싼 가격에 들어온 것이 아니다. 비싼 가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생각에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금리가 인상되고 정부가 각종 규제책을 발표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힌다. 과열된 시장에서는 이익에 대한 욕심만 앞섰지만 이제 잔치가 끝나간다는 것을 느끼며 이익에 대한 기대보다 손실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된다. 

 

가격 상승이 멈추고 조정 시에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다.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 더 이상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며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도해야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 이런 인식이 점진적 또는 급작스럽게 나타나며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으로 전환하려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제는 가격이 하락하니 팔고, 파는 이들이 많으니 가격이 하락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나며 가격 하락이 가속화된다. 

 

이상으로 시장 붕괴의 원인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사실 시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 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 이는 은행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시장경제에서는 당연한 결과이다. 다만 과열과 침체가 반복되며 시장참가자들에게 시련을 주는데 피해를 입는 대부분이 과열기에 뒤늦게 시장에 참가한 개인들이라는 것이 문제다. 

 

시장의 붕괴 시점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금리인상이나 정책 변화와 같은 신호가 나타난다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좀 더 조심스럽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