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 즉 물가 상승을 뜻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화폐가치 하락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과거에는 A라는 상품이 1,000원이었는데, 지금 1,500원이라면 물가가 50%나 오른 것이고, 반대로 생각하면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은 기본적으로 돈의 공급(유통)량 증가입니다.
과거 금화, 은화 등을 사용할 때는 금과 은의 함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통해, 그리고 현재는 돈을 마구 찍어내는 형태로 돈의 공급량이 증가하며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때부터 시작된 유례없는 양적완화라는 조치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위 그림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양적완화와 미 연준의 GDP 대비 대차대조표를 나타낸 것입니다. 양적완화란 기준 금리를 낮추는 것 만으로는 경기 부양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통화를 시중에 직접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입니다. 보통 채권 등의 자산을 매입하는 형태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대차대조표상의 자산이 늘어나는 형태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 빚이라고 보면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그렇지만 2020년 코로나 팬더믹 시기에는 그 양이 더욱 증가했습니다. 이는 그만큼 시장에 엄청난 돈을 풀었다는 것이죠. 그럼 2008년에도 돈을 풀었는데 그때는 왜 물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았을까요?(2008년에는 8월의 5.6% 가 최고치)
일단 2008년에는 금융권간에 신용이 바닥상태였기 때문에 이렇게 풀린 돈들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중앙은행에 다시 예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저하로 시중에 돈이 돌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신용위기가 경제위기로 번지며 실업률도 급등했습니다. 줄어든 소득은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지며 구매 욕구를 저하시켰죠. 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저가 생산품이 넘쳐난 것도 물가를 낮게 유지하는데 한몫했습니다.
그럼 2020년 팬데믹 이후의 상황은 이전과 무엇이 다를까요?
우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풀린 돈이 미처 회수되기도 전에 보다 큰 규모의 양적 완화를 통해 막대한 현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2008년에 비해 실업률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소비 여력은 충분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마비로 물건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죠.
위의 그림은 미국의 통화지표 중 M1의 변화를 나타낸 것입니다. 통화지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화폐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 만든 지표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의 형태에 따라 구분합니다.
보통 M1(협의의 통화), M2(광의의 통화), Lf(금융기관 유동성), L(광의 유동성)등으로 구분하며, 앞에서부터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M1의 경우는 그냥 현금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이 M1의 유통량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야말로 급등을 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현금이 풀린 상황에서 물가가 뛰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죠.
지금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이유를 유가, 집값(렌트비), 실업률 등 여러 요인들 때문이라고 탓을 하지만 실제로는 연준의 과도한 통화 공급이 그 원인이며,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까지는 물가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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